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순양카드 매각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당시 있었던 초유의 카드사태(카드대란)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카드사태의 배경과 분위기와 어떠한 결말이 나타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카드사태의 배경
카드사태 배경
- 소비를 통한 경기부양과 세금 징수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 장려
- 신용카드 규제 완화와 세액공제 등 혜택
-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 무분별한 카드 소비와 현금서비스 이용고객 급증
IMF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는 외환 위기로 거의 파탄 수준의 경제를 되살리면서, 당시 사회에 만연해 있던 탈세 역시 규제하는 방법을 고심 중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소비를 통한 경기부양과 원활한 세금징수를 위하여 신용카드를 통한 경기 부양을 시도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에 대한 규제가 상당수 완화되었습니다. 1999년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가 폐지되어 카드사들이 고객에 대한 현금서비스 인출 한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6월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만들어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할 경우 세금을 일정 비율대로 깎아 주는 제도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어 2000년에는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 제도를 시행하는 등 신용카드를 상당히 밀어 주었고, 신용카드 사용 인프라도 갖춰지면서 웬만한 가게에서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시기였습니다.
신용카드 회사들도 이에 부응하여 당시 빠른 속도로 신용카드가 보급되었는데, 여기서 발생한 문제는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발급에 부적절한 사람들에게도 앞다투어 손쉽게 발급해 줬습니다.
그 이유는 카드사들의 경쟁 과잉 때문이었습니다. 특히나 당시 LG그룹은 제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삼성그룹 에 밀리는 상황에서 카드사만은 삼성을 앞서 1위를 차지하자 내실은 신경쓰지 않고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은 그래도 카드대란 6개월 전 쯤에 상황을 파악하고 내실화를 시작했으나 그때도 LG카드(현 신한카드)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무한질주하는 폭주기관차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 번화가에서 가판대를 설치한 다음에 사은품이나 기타 혜택으로 카드 신청을 권유하는 풍경이 많았고 연회비를 대납해주는 중개사들도 많았습니다. 현재로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심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했고 정규 수입이 없는 대학생도 손쉽게 카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경쟁과 광고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인생을 멋지게 사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아직 금융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았던 사람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신용카드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힘입어 1990년에는 1,000만 장에 불과했던 신용카드 수는 2002년에는 무려 1억 장을 넘겼습니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1명 당 약 5장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신용카드 사용액은 1998년 63조 6천억 원이었던 것이 2002년에는 622조 9천 억원에 이르는 등 10배 가까이 급증하였다.
카드사태의 초래와 결말
현금서비스 이용급증과 연체율 증가
- 연체율 증가로 카드사들 부실
- 카드 돌려막기의 등장
- LG카드 대규모 부실 드러나며 신한금융지주로 매각
결국 2002년부터 소비자는 채무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일이 급증하기 시작하였고, 채무를 회수하지 못한 카드사들은 부실에 시달리다 파산하여 타사에 인수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정부에서도 뒤늦게 규제를 강화하였고 소비자들도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상당한 충격을 받은 다음이었습니다.
거기에 현금서비스의 급증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현금서비스의 금리가 당시 연 30%에 육박했기 때문에 은행 대출보다 훨씬 높았으나 담보가 없어도 되고 신용등급이 낮아도 편리하게 인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었죠.
이 때문에 급전에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악마의 유혹처럼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당시 카드 이용금액 중 현금서비스는 무려 60%를 차지했습니다.
카드사들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경우 결제일에 돌려받아 이익을 취하는 구조입니다. 또한 현금서비스의 경우에는 30%수준의 높은 이자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고마진의 수익구조였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급격히 고객을 늘리는 과정에서 카드채를 발행하여 단기로 자금을 많이 차입하면서 발생하였습니다.
지금은 자동차 할부나 부동산 관련 채권 등이 유동화 채권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그 당시에는 카드채가 압도적으로 유동화증권 발행 중 상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카드사들은 카드채 이자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때마침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일제히 떨어뜨리면서 새로운 파국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대형유통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 자영업자들 마저 운용자금이 떨어진 카드회사들의 결제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며 은행에 잔고가 넉넉한 고객들마저 카드를 못쓰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부랴부랴 카드회사들이 현금서비스를 중지했지만 카드돌려막기를 하던 고객들의 돈 흐름이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더 심각한것은 카드회사들이 엄청난 적자속에 파산할 위기에 처하자 카드고객들은 "어차피 망할 회사에 돈을 갚을 이유가 있나?" 라는 도덕적 해이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당시 KB국민, 우리 등 은행계열 카드사들은 은행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LG카드(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대기업계열의 카드사들은 유상증자나 채권단 증자 방식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하지만 외환카드의 경우 외환은행이 카드사의 부실을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이는 결국 론스타로 매각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LG카드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면서 채권단은 공동관리 방안을 모색하였고 결국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단독관리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LG그룹은 미래의 추가부실을 75% 책임지라는 정부와 채권단의 합의안을 불안해 했으나 9일날 협상안에 합의했습니다. LG카드는 2006년 12월 신한금융지주와의 매각으로 인수됐고, 이듬해 구 신한카드 법인을 역합병하여 현재의 신한카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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